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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이란 뭘까?
따뜻한 햇빛이 내리고 바람은 선선하게 더울 뻔한 피부를 식혀주는 아주 좋은 날씨에,
나무가 많은 길을 따라 천천히 동네 카페 가는 길 문득 들었던 생각을
방금 내린 커피 향기를 맡으며 정리하려 한다.
성장이란 단어는 누구나 가지고 싶어하고 쉽게 꺼내 이야기의 소재로 사용하곤 한다.
그러나 그 누구에게든 자신은 언제 성장하는가 하고 물었을 때, 명확히 대답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있다 해도, 사람마다 느끼는 방법과 그것을 다루고 대하는 태도는 너무나 달랐다.
그럼 나는 성장을 어떻게 느끼고 다루고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성장은 눈에 보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매우 특이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나의 경험으로는, 어느 시점에서 뒤돌아 보았을 때 "생각 보다 많이 자라있네?" 라는 생각이 들 때 성장을 느낀다.
막 봄이 된 길을 걸으면서 가로수의 앙상한 가지들을 보다가
어느 순간 어린 새순이 돋은 가지들을 보게 되고,
또 어느 시점에 바람에 흩날리고있는 파란 잎이 눈에 보인다.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
어제와 오늘, 다음날에 거울을 보고 나의 다른점을 찾을 수 없듯이.
언젠가 갑자기 몇 년 전 또는 그만큼 오래된 사진을 보게 될 때, 많은 차이점을 느끼듯이.
어디에든 단시간 내의 폭풍성장은 존재하지 않았다.
레벨을 올려도 아무 변화가 없다가 갑자기 특정 레벨에 도달하면 진화해서 모습이 180도 달라지는 포켓몬스터같은 성장은 없다는 뜻이다.
성장은 본질적으로 매우 느리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아주 조금씩. 이게 바로 성장의 모습이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성장을 느끼지 못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5년 전 모습이 지금과 너무 다르듯이, 성장의 결과는 확실히 큰 차이점을 보여준다.
그래서 포켓몬 진화 같은 빠른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이 성장을 갈망하는 게 아닐까 한다. 성장은 지금도 아주 조금씩 천천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말이야.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해도 성장을 한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려면 영양분이 필요하듯이, 성장에도 그에 상응하는 양분이 필요하다.
흙과 물도 없이 꽃과 나무를 방치해 두면 시들어 버리듯이 바라는 성장에도 똑같다.
원하는 성장을 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더 많은 정성을 들인다면
식물에 영양제를 꽂은 것 처럼 무럭무럭 자랄 것이다.
똑같이 느리고 미미하게 변하겠지만, 다른 것들과는 조금 더 많이.
그리고 그 조금이 차곡차곡 쌓여서 덜 투자한 사람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불어남으로.
지금 당장 보잘것 없고 아무 것도 못 이룬것 같더라도 묵묵히 내 밑거름을 다지자.
성장은 본래 느린 것.
무슨 짓을 해도 천천히 이루어지는 이 진리를 내가 뒤틀 수는 없다.
그러니 멈추지 말고. 주위와 비교하지 말고. 오롯이 앞만 보고 한 걸음 한 걸음 디뎌 나가자.
원하는 어떤 종류의 것이든.
또 다시 고민하고 좌절할 미래의 나에게.
그리고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한 당신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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