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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살, 2020년 회고
    회고, 생각 2020. 12. 3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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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고를 쓰려하니, 당장 올해 1월에 뭘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럴 때 핸드폰 캘린더를 되감아 보면, 과거에 나 자신이 등록해둔 스케줄들이 빼곡히 기록되어있다. 기억력이 좋지 않아 일정을 항상 등록해두는 습관을 들인 과거의 나에게 고마움을 참 많이 느낀다.

     

    올해에는 내 인생에서 이렇게 희로애락이 뚜렷한 적이 없을 정도이다. 감정의 변화의 폭도, 해본 경험의 너비도.

    소중한 사람을 통해 엄청난 행복을 느끼기도.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리기도.

    내 예상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이렇게 가까워지리라 생각지 못한 사람들과 친해지기도.

    기대한 만큼 내 사람들에게 실망하기도.

     

    2년 전 24살 때 18년도가 나에게 후회가 전혀 없었던 나이었듯, 이번 해도 내 26살은 전혀 후회가 남지 않는 나이가 되었다. 그렇게 만들어 준 내 주위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가장 큰 영향을 주었던 너에게 가장 감사하다.


    1월

    앱잼, 여행, 브링
    SOPT 동아리에서 한창 앱잼을 하고 있을 때였구나. 알바도 하면서 인하랑 갑자기 보라카이 여행을 가기도. 귀국 다음날 바로 앱잼 팀과 여행을 가기도. 여행 중엔 브링 멤버들의 눈치가 좀 보이기도 했었다. 한 달 안에 정말 바쁘게도 살았었구나. 이 때는 마스크는커녕 여행 다니던 때였는데. 이때가 참 그리워진다.

    전년도 12/31 화요일에 알바가 끝나자마자 오전 1시에 택시 타고 강남 숙소로 가서 팀에 합류했던 기억이 난다.

    이때 팀원들 다수가 이전 팀의 상처 때문에 이번엔 좋은 팀이었으면 하는 염원을 모두 가져서 그런지 소원을 이루어주듯 행복한 팀을 만들었다. 지금도 너무 그리운 팀이다.

     

    갑자기 여행갈래? 라는 말에 가게 된 4박 5일 보라카이 여행. 푹 쉬고 마사지받으면서 즐거웠던 휴양 여행이었다. 매일 바다로 떨어지는 붉은 노을을 바라보며 여행을 즐겼다. 아아 누가 이 여행이 마지막 해외여행이 될 줄 알았던가.

    여행 가기 전 우리 동네까지 와서 브링 회의를 하기도 했다. 멀리서 와줘서 고마웠는데, 알바 중에 내가 여행 가기 전 필요한 물건들을 잔뜩 사서 쥐어주고 가는데 어찌나 고맙던지. 또 한 번 피엠에게 충성했다.

     

    귀국 후 다음날엔 앱잼 팀과 바다로 여행을 갔다. 면세점에서 말리부 1L 한 병을 사갈 정도로 기대했는데, 웬걸.. 몸살이 나버려서 나 혼자 타이레놀 먹고 몸져누웠다. 술은 거의 마시지도 못하고 제대로 놀지도 못해 참 아쉬움이 많이 남는 여행이었다.


    2월

    앱챌린지, 친구들, 스터디
    2월에 딱히 큰 스케줄이 없는 줄 알았는데, 이때 라인 앱챌린지를 했었다. 그때 내가 공부했던 모든 것을 쏟아부어서 만들었지만, 결과는 1차 탈락. 기대가 컸던 만큼 낙담이 심했었다. 일정들을 보니 주변 사람들을 또 많이 만나고 다녔다. 지금 그러지 못하는 게 너무 힘들다😢 또, 클린코드 스터디를 이때 시작했다. 도움이 참 많이 되었지.

    2주 동안 정말 혼을 갈아 넣어서 앱챌린지를 임했다. 잘 만들고 싶어서 친구에게 디자인 외주를 맡기기도 했다. 매일매일 이 프로젝트에만 매달려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었다. 구글 코드를 기반으로 하기도 했고, 테스트 코드까지 짰다. 결과는 다음 달에 나오긴 했지만.. 코드 리뷰를 받을 수 있는 2차도 아니고 프로그래머스에서 1차적으로 탈락했다. 나는 너무 억울해서 메일도 보내고 문의도 보내고 했지만 결과는 탈락이었다. 여전히 지금도 나는 이해가 안 되긴 하지만...

    어쨌든 이렇게 떨어져서 매우 힘든 날을 보냈다. 

    모메메모장 / Github

     

    우테코 붙은 친구가 클린코드 스터디를 열어 거기에 참여했다. (이 친구는 결국 우형에 입사했다🎉) 중간에 스터디원들이 대부분 빠져나가서 접나 싶었는데, 나처럼 지속할 사람들을 더 데리고 와서 스터디를 진행할 수 있었다. 넥스트스텝우테코에서 배운 내용들로 미션을 하면서 객체지향과 클린코드에 대해 배웠다. 내 코드 짜는 스타일에 참 많은 영향을 준 스터디이다. 나에게 이런 기회를 주어 참 고맙다.


    3월

    사이드 프로젝트, 행복
    브링에 지쳐 피엠과 사이드 프로젝트로 애플갬성측정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어쩌다 흥미 붙은 디자이너와 iOS 개발자와 함께 우당탕탕 빠르고 원활하게 만들어냈다. 이 즐거움과는 별개로, 행복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이 행복과 내 감정을 쫓아 살다 보니 3월이 금세 지나가버렸다.

    브링을 어떻게든 끌고 가던 피엠과 나는 지치기도 했고, 리프레시할 무언가를 찾게 된다. 피엠이 앱등이여서 농담처럼 했던 한 마디가 프로젝트가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너의 애플 갬성을 점수를 매기면 몇 점일까?"

    마침 코로나 때문에 XX테스트 이런 게 유행이었다. 특성상 웹으로 만드는 게 가장 좋지만... 나는 웹을 할 줄 몰랐기에 앱으로 개발을 했다. 장난 반 진심 반으로 시작했지만, 팀원들이 모두가 소통이 완벽했다. 개발자는 디자이너가 원하는 대로 개발하고 싶어 했고, 디자이너는 개발자가 어느 부분에서 어려워하는지 이해하고 싶어 했다. 좋은 기억뿐인 이 팀과 언젠가는 또다시 무언가 만들어내고 싶을 정도로 이 시절이 그립다.

     

    결론적으로 앱이어서 유입은 적고 엄청난 성공을 하진 못했지만, 팀원들이 모두 만족하는 결과물이었고 나 또한 개발에서 해보고 싶었던 기술들을 다 때려 박아서 만들어냈기에 만족스러웠다.

    Github


    4월

    행복
    달력 스케줄을 보면 약속이랑 학교 시험일정 이런 것들로 채워져 있다. 더 상세한 스케줄을 표시하지 않은 것을 반성하자. 행복을 좇아 소중한 사람과 시간을 보내느라 별 일정이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3월부턴 일기장이 암흑기인걸 보면 많이 행복했나 보다. (일기장에 좋을 때보다 힘들 때의 내용이 더 많이 적히곤 한다)

     

    아무래도 백수이다 보니 주변 사람들을 많이 만났나 보다. 주말엔 스터디도 하고 가끔 코테도 보고 서류 쓰고, 학교 일정을 소화한 달력을 보면, 이것 저것 뭔가 많이 했으나 크게 뭔갈 하진 않아 보인다. 소중한 사람과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서 그런가? 행복했다면 기억을 잘하지 못하는 것만 같다. 행복을 좀 더 기록해보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5월

    서류, 새 프로젝트 시작
    5월도 4월과 비슷하게 행복하게 소중한 사람과 시간을 보냈나 보다. 5월~6월 초엔 서류를 많이 썼다. 카카오, 웍스 모바일, 네웹, 써머코딩 등등... 유일하게 네이버 웹툰 인턴이 서류에 붙었지만 나머지는 모두 떨어졌다. 사이드 프로젝트에 목말랐는지, 동물의 숲 위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면접도 면접이지만 서류도 잘 써야 하는데, 참 어렵다. 학교 취경원에서도 피드백을 받아 수정하기도 하는데 계속해서 떨어지니 서류에서부터 자신감이 떨어진다. 어느 부분에서 내가 모자랐는지 스스로 알기가 참 어렵다. 주변 취업 준비하는 친구들을 잘 알아봐야겠다. 

     

    3월에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발매되고 관련 앱을 만들고 싶어 추진했다. SOPT에 글을 올리기도 하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은 정말 무한의 원동력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알아주는 사람 없어도 궂은일들을 모두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이 엔진을 내 삶에 잘 끼워 맞추면 평생 지치지 않고 살 수 있지 않을까. 


    6월

    첫 면접, 프로젝트......, 폐업신고
    네이버 웹툰 인턴 서류에 붙어서 난생처음으로 면접이란 것을 봤다.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면접을 봐서 기분이 매우 묘했다. 안타깝게 면접에선 떨어졌지만..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다. 6월에도 등록된 스케줄이 빡빡하지 않은걸 보니 행복하게 지냈나 보다. 사이드 프로젝트만 빼면.
    소중했던 브링을 놔줬다. 내 손으로 AWS 인스턴스를 모두 내렸고, 삭제했다.

    첫 면접은 정말 긴장으로 가득했다. 면접을 본 소감은, 나는 정말 모자라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안드로이드 관련된 질문은 어느 정도 답했지만, 직접 써보지 않았던 Service 등에 대한 질문은 잘 대답하지 못했다. CS지식은 정말 중요한데, 많이 부족했다. 내가 뭘 모르는지, 무엇을 더 공부하면 좋을지 큰 방향을 잡을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되었다.

     

    동물의 숲 프로젝트는 호기롭게 시작한 것과는 달리 점점 죽어갔다. 의무가 없는 프로젝트에 나 혼자만 진심이어서는 목표를 이루기엔 매우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포지션이든 연락이 잘 안 되거나 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지 않다면 프로젝트 자체가 휘청였다. 어디에서도 많이 느낀 거지만.. 😥

     

    프로젝트는 흐지부지 사라져 버렸지만, 그나마 나온 뷰들을 만들었고 데이터를 모으는 과정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했고, 쓰고 싶은 기술을 적용해봤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만족은 했다. 미완성으로 존재하는 이 앱을 언젠가는 다시 부활시킬 생각이다.😂

     

    결국 브링을 놔주기로 했다. 모두가 지쳤고, 더 이상은 의욕이 나지 않았다.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하게 해서 미안하다. 아, 유일하게 내가 이번 연도에 후회하는 게 있다면, 내가 서버 개발까지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냥 내가 다 했어야 했는데. 그게 내 유일한 후회 점이다.

    내 손으로 직접 EC2, S3, RDS를 날렸다. 브링의 생명이 꺼졌다. 지금은 껍데기만 남은 채 앱스토어에 존재한다. 하나하나 삭제를 누를 때마다 참 마음이 아팠다. 혹시 몰라 디비 덤프를 떠놨다. 뭐.. 사실상 필요 없겠지. 또, 피엠이 나와 함께 폐업신고를 했다. 누구보다도 브링을 사랑했던 친구인데, 마음이 미어졌다. 인생이 참 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1년 반 동안의 여정은 이렇게 끝이 났다.


    7월

    앱잼
    비활동 OB로 앱잼에 참여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부피가 커서 1차 난관이었고, 생각보다 내 퍼포먼스가 안 나와서 2차 난관이었지만, 그래도 좋은 팀원들과 함께 결국 완성해냈다.

    훌륭한 팀원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이 많이 들었다. 개발에 대한 나만의 철학으로 질문에 대한 답을 할 때면, 상대방은 나를 좋게도, 나쁘게도 생각한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게 다른 사람들에게 또한 좋을 거라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역으로 내가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니 나는 내 길을 가는 게 맞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렇다면 훌륭한 팀원은 무엇일까? 그 팀의 성격에 맞는 사람이 훌륭한 팀원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능력이 어떻든, 인성이 어떻든 중요하지 않다. 전체의 성격을 다 받아 줄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나는 팀을 알기 전에 들어간 곳에선 훌륭한 팀원이 되기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어쨌든, 이번 앱 잼에서는 신기하게도 교류도 별로 없었고 그리 말을 많이 나누지 않았던 친구들과 많이 친해지게 되었다. 앞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친구도 있고. 참 좋은 경험이었다.


    8월

    넥스트스텝
    친구가 들었던 넥스트스텝 JAVA 과정의 Kotlin편이 나와서 수강했다. 77만 원이라는 거금을 들였기에 손이 부들부들 떨렸지만...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유익했다. 내가 백수여서 시간이 많아 4가지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했기에 가능한 일이지 않았을까. Kotlin 문법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게 된 계기였다.

    우테코 초기 과정과 비슷한 과정이다. 친구의 클린코드 스터디도 이 과정을 가지고 진행됐다. 그래서 어느 정도 답을 알고 있고, 객체지향에 눈을 뜬 상태였지만 그래도 수강했다. 코드 리뷰에서는 이 과정을 한 번 들은 적이 있는지 물어보실 정도였다. 그래도 역량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해서 미친 듯이 과제를 수행했다. 내가 어떤 면에서 객체지향적이지 못하게 짜는지, 어떤 부분에서 설계가 모자란 지 등에 대해서 파악할 수 있어 매우 도움이 많이 되었다.

     

    과정이 끝난 다음에는 이력서 검토나 이직 관련해서 멘토링을 해주신다. 내 노션 포폴을 한 번 검토받았는데 수정할 부분이 많다.. 최근에 바쁘다는 핑계로 수정을 안 했는데, 반성하고 다시 한번 검토를 받아보자.

     

    주변 친구들한테 이걸 엄청나게 추천하는 편이다. 그런데 아마 아무도 안 듣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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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Lost, 취준
    내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렸다. 하반기 취업 시즌이어서 10월 초까지 무수하게 많은 서류와 코테들이 있었지만, 잃어버린 충격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었다. 결국 모든 테스트에서 다 광탈했고, 내 인생에서 가장 깊고 슬픈 감정에 집어삼켜졌던 달이었다.

    인생에서 이 정도의 상실감은 처음 느껴보았다. 일기도 정말 많이 적혀있다. 마침 김이나 작사가님의 보통의 언어들이란 책을 읽고 있었는데, 정말 많은 위로가 되었다. 이때부터 김이나 작사가님에게 푹 빠져버려 그때 유튜브에 출연하시던 고막 메이트를 정주행 해버렸다. 마침 또 별밤 라디오를 하고 계셔서 매일 10시엔 라디오를 들으며, 우울함을 극복하기 위해 안 하던 운동까지 시작했다. 

    마치 하루하루가 잘 짜여진 장난 같아. 달릴수록 내게서 달아나

    아이유의 unlucky 가사 중에 이런 가사가 있는데, 올해에 참 와 닿는 가삿말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하필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취업 시즌이었다. 집중이 어떻게 해도 되지 않았지만 어떻게든 서류제출은 하고, 코테는 쳤다. 뭐, 이런 상황에 그렇게 치러본들 무슨 소용이랴. 모두 떨어졌다. 

     

    그래도 덕분에 책의 재미를 느끼게 되었고, 노랫말을 음미하게 되었고, 나 자신을 깊게 들여다볼 수 있었으며, 성장했다. 꼭 나쁜 점만 존재하지는 않았기에, 이것 마저도 나는 감사함을 느낀다. 


    10월

    솝트, 스터디, 노력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솝트를 시작했다. 취준이 먼저였지만, 도저히 온전한 집중은 할 수 없었다. 본래 솝트 할 생각이 전혀 없어서 OB 모집을 지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YB모집 마감날 부랴부랴 서류 써서 붙을 수 있었다. 기업 서류도 이렇게 붙으면 얼마나 좋을까? 여기서 더 바빠지려고 내가 클린코드 스터디를 열었다.

    웃긴 건 디자인 파트를 지원했다는 점이다. 안드는 지겹고, 서버는 해봤고. 맥북은 없고. 사이드 프로젝트에 데이기도 해서 나 혼자 모든 걸 해보자!라는 생각에 디자인을 선택했다. 확실히 도움은 되었지만, 혼자 프로젝트의 디자인을 다 할 정도로 성장하지는 못했다. 디자인은 디자이너에게.

     

    나도 클린코드 스터디를 운영해보고 싶어서 솝트에 스터디를 열었다. 운영할 사람의 두 배가 하고 싶다 해서 선별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뭐라고 사람을 선별하냐지만... 13명을 혼자 케어하기란 불가능이었다. 선별을 하기도 했고, 내가 가르쳐주고 싶은 것들을 가르쳐줘도, 뭔가 내가 원하는 만큼의 참여도가 나오진 않았다. 어떤 게 문제였을까. 한가해지면 직접 물어보려 한다. 아무래도 다음번엔 이런 스터디를 열지 않을 것만 같다.

     

    스터디를 하면서 한 명과 매우 친해지게 되었다. 전혀 이렇게 친해질지 예상을 못했는데, 참... 사람 사이라는 게 알다가도 모르겠다. 덕분에 이것저것 인사이트를 많이 넓히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다.


    11월

    솝텀, 남은 공고들, 외주
    솝트오비들을 위한 사이드 프로젝트인 솝텀에 참여했다. 내가 가장 꺼려한 특징을 가진 팀에 들어갔지만, 정말 좋은 팀을 만나게 되었다. 친구 덕분에 크몽 외주를 시작했고, 하반기 남은 기업 공고에 모두 지원했다. 우테코는 떨어졌지만.. 될지 몰랐던 스토브 개발 캠프에 붙게 되었다.

    사람 많은 팀, 써본 적 없는 기술 사용하는 팀, 만들게 많은 팀.

    내가 이번 솝텀을 참여하면서 가장 피하고 싶었던 팀이었다. 하지만 웬걸? 배정받은 팀은 이 조건을 모두 충족시켰다! 바로 PM형에게 전화해서 내 사정을 말했다. 그런데 이 형이 회장을 해서 그런지 현란한 말솜씨에 넘어가 빤쓰런을 하지 않았다. 안 하길 너무 다행이었다. 다들 너무 열심이고 팀에 진심이었다. 앱을 기간 내 완성하진 못해서 계속 길어지고 있지만.. (정말 미안할 뿐이다😥😥) 사람들이 너무 잘 맞고 좋아서 계속 함께 하기로 했다.

     

    하반기에 남았던 우테코 3기, 네웹, nhn, 스토브 등등 모두 지원했다. 가장 열심히 쓰고 시간 투자를 많이 했던 우테코는 결국 떨어졌다. 1년간 몰입한 이야기 란에 내 창업 스토리를 쓴 게 화근이었으리라. 내 친한 친구 한 명이 붙어서 참 다행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이 친구가 가길 원했던 스토브 개발 캠프에 붙었다. 인생은 정말 한 치 앞을 모르겠다.

    운이 좋게도 내 생에 두 번째 면접에서는 내가 아는 것들만 질문해주셨다. 그래서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는데, 이게 합격하게 된 이유이지 않을까. 모든 게 다 떨어지고 힘들어했지만, 남은 하나라도 잡고 내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해서 임하려고 한다.


    12월

    스토브, 유튜브
    스토브 개발 캠프를 하면서 CS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처음 8일 정도 판교로 출근해서 좋았지만.... 그 이후로 지금까지 (아마 앞으로도)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서 정말 지쳐있는 상태다. 코로나 1000명을 찍는 악화로 친구들과의 약속은 모두 취소되니 정말 미쳐버릴 노릇이다.
    갑자기 내 인생을 일기처럼 영상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유튜브에 Vlog를 올리기 시작했다.

    개발 캠프 공고에선 분명 모바일 전용 개발이 있었는데 사라지고 아무 데나 가서 개발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어찌어찌 팀빌딩이 된 소셜 서비스 팀에서는 안드로이드 개발자가 두 명이어서 다른 팀으로 옮기는 것을 제안받았다. 처음엔 같은 소셜팀으로 옮겨야 하는 상황이라 고민이 많았지만.. 결국 내가 스트리밍 팀으로 옮기는 방법을 택했다. 갑자기 난이도가 급상승해서 나는 트위치를 만들어야 된다!

     

    겁도 나고 자신도 없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하던 것만 해서 그냥저냥 성장이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판단을 했다. 막상 이론을 공부하고 SDK를 까 보기 시작하니 숨이 턱턱 막혔다. 그래도 어떻게든 하겠지. 이 개발 캠프가 끝난 뒤 내 모습이 상상이 안되지만 기대된다.

     

    코로나가 심해지기 전에 친구 사무실과 집에 놀러 가서 찍은 영상들로 vlog를 만들고 있다. 영상 편집이 생각보다 재미있더라. 예전 기억들을 생생히 다시 보니 편집하는 내내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유명해지는 건 바라지 않으니, 훗날 내가 다시 보았을 때 추억 창고로 남아있길. 


    마치며

    올해 회고를 쓰라했더니, 그냥 올해 인생 모두를 적어버렸다. 

    생각보다 내가 떠올리고 싶은 것도 많고, 기억하고 싶은 게 많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는 월간 회고를 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연말 회고는 그것들을 보고 핵심만 쏙쏙 뽑아서 회고를 써야겠다. 이걸 나 말고 또 누가 보나 싶겠지만 여기까지 기나긴 여정을 해주셨다면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올해엔 사이드 프로젝트를 많이 하고 아는 것들 위주로 했다면, 내년에는 좀 더 성장을 위해 부족한 부분인 CS 공부와 알고리즘을 열심히 하고, 취업을 목표로 해야겠다.

    올해에 나를 위한 일들이 부족한 것 같기도 하고. 내년에는 나를 위한 일들을 많이 하고, 좀 더 내가 나에게 가까워져 보자. 내가 더 나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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